그리움 6

길섶에 핀 코스모스

길섶에 핀 코스모스/김수구 여정 짙은 가을이 드리워질때쯤이면푸르름이 가슴밑까지 와닫던 간이 역햇살이 찰랑찰랑 내려앉던 그 옛날의 창살엔코스모스 갈기같은 초록하늘이 내걸려있었지 그리움 치렁치렁 늘어뜨린 시골길 광야초록열차 하늘하늘 멈춰서는 계류장 어딘가에 서서너의 노래소리를 듣고 싶었다 코스모스야하지만지붕색 말라가는 간이 역사 찌든 갈피에비바람과 궤도를 갖춘 이파랑이 넌 풀랫폼이었을 뿐기차는 그렇게 잠시 멈췄다가 종착역을 향해 떠나가고 널 다시 보고파 길 찾아 나선 한낮이 저문 강 어디쯤코스모스 꽃이 군데군데 피어있을 길섶 어디메쯤멍자국 깊은 푸른 구름만 풀풀 날리며 시골버스는 수양버들 늘어진 강어귀를 지나쳐 가고 있었지

영상시 2011.10.03

사월이 가데

.사월이 가데/김수구 벚이여! 그대 틈 사위 가슴 설레던 이슬 자국마다 꽃잎은 지고 초록 움트던 새잎 사월이 가데 꽃잎에 뛰어놀던 시성은 비바람과 함께 날아가고 봄밤의 창, 새시를 흔들어대는 시름 깊은 동그라미 사월의 그림자만 보듬어 않았지 새 잎사귀 볼록하니 여울 무늬 아롱지던 이 비 그치고 나면 오월의 서정 메타포는 아니 오고 뜨거운 햇살만 날아들겠지 지난날이 벌써 그리워지는 큰 길가 달력엔 그대 숨결조차 지우지 못했는데 연일 밀려드는 방사능비 황사바람 얼룩 짙은 소식만 불면을 키워가데. .

영상시 2011.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