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첫눈/김수구 대지의 흡연에흐릿한 눈이 뜨인다차가운 울림이 그립던 좁은 시야의 먼발치 끝으로 눈이 서먹서먹 날리고 있다.설었지만 끈끈히 이어지는 연기 같은 시린 눈얼마나 기다리던 해후이던가.싸라기 같은 뿌듯한 눈물도 잠시불현듯 포장마차로 달려가고 싶다이숙의 "눈이 내리네!"를 안주 삼아해뜩하니 뜨락을 적실 막걸리 한 사발 메마른 사나이의 정조 같은 눈물이라도 대신 내어줄 것 같은데 사그락사그락 쌓이는 순정품 같은 믿기지 않는 진품이 지상에 빼곡히 장식되고 있다. 영상시2 2025.01.17
겨울 나그네 겨울 나그네/김수구 오월이 가고 신록이 울창한 길목에서더워야 겨울의 깊은 의미를 깨달을 즈음'젊은 날의 초상' 곽지균 감독 자살이란, 메인 뉴스를 보았을 때여름이 묵시적인 겨울로 회귀하고 있었다나는 곽지균 감독을 잘 알지 못한다아니 겨울 나그네란 영화도 본 적이 없다하지만눈이 내리휘는 길을 외로이 걷고 있을 것 같은 사내아직은 짱짱한 나이인데 왜 자살을 택해야만 했을까그가 오늘날 현대인들에게 던져주고자 하던자화상이 우수수 쏟아지는경성대 대연로를 따라갈대도 흔들리지 않는 영혼의 숲으로 들어선다침묵이 우거지고 무지의 새들이 깊숙이 날고겨울인데 캄캄한 잎들이 여름이라고 아우성이다현세 양반들은 주둥이가 있지만 컹컹 울지 않는 세상눈도 내릴 것 같고 마음도 서글퍼지고우울한 것을 빼고 나면 꿀꿀한 일밖에 없는 요즈.. 영상시2 2025.01.14
색소폰 연가 색소폰 연가/김수구 허공을 뚜뚜 치고 나가 시공간으로 거침없이 튀어 다니는색소폰의 까마득한 울음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문턱이 닳아진 상가 또는 벽에 기대어 금세라도 쓰러질 듯 불어 재끼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소리애수를 끌고 다니는 거리의 악사는 얼마나 행복한가 무언의 소리로 가득 찬 진공의 늪이라도 빨려들고 싶은 요즈음한 인생 살다 갈라면서 뭐 그리 아등바등 참 못나게 굴었지그러나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말들을 토해내는 악사의 연주는 참으로 신비롭구나전생에 무슨 한이 많길래 회한의 실을 뽑아내느라길바닥에서 뭇별의 애간장을 녹이나귓전에 울려 퍼지는 그 서글픔에 귀 기울이다 보면너와 나 영면의 늪에서 영원히 헤어나오지 못할 배냇울음미처, 표출하지 못했던 지상에 최대의 고독이 흐느끼고 있어라. 영상시2 2025.01.13
[스크랩] 대한문협 부·울·경남 문학회 시화전(시화) 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협( 부·울·경남 문학회)에서 시화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특히,부산지역에 사시는 분들께,,, 휴식장소로는 너무 좋은 곳이라 추천합니다. 시간이 나시면 한 번 다녀가십시오. 생동감이 넘쳐흐르는 5월 시의 마당으로 초대합니다. 모두모두농원.. 영상시2 2012.05.22
현대판 춘궁기 현대판 춘궁기/抒情 김수구 생각해보면 부엉새 유난히 구슬프게 울던 밤이었지 혹한의 바람이 동구 밖을 휩쓸며 지나가고 있었어 아담했던 집들의 지붕이 마구 날아가고 아름드리 나무뿌리마저 뽑혀나가던 IMF바람 그 무지막지한 바람에 생채기 입은 어린잎가지들마저 갈기갈기 찢어지고 도회지 역.. 영상시2 2006.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