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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2

겨울나무

겨울나무/김수구 내 기억의 저편에 겨울나무란 게 있다.언제부터 자리했던가해가 질 녘이면 가지는 애처로워 보이고잎들이 떨어졌을 나무가 유리창 앞에 어른거린다그것은 겨울일까훨훨 유리벽을 털어버린 그 나무내 허무를 숲 속에 새들이 알아채 버린 건 아닐까내 풍랑의 바다에는 늦은 서설이 내려성에꽃 핀 유리창으로 하룻밤 넋이 고이고그대와 나 가시밭 너머그러나 유리창 안은 따스하다너에게 줄 것은 없지만내 안은 늘 봄볕처럼 따스했다나무는 화초처럼 가꾸지 않아도 봄 순을 피워 올리던데해 질 녘 비로소 나는 널 품을 수 있을까그대와 나 사이에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하염없이 내릴지라도삶의 뒤란 길에 만산홍엽이 다 진다 한들가슴속에 타오르는 태양을 어찌 잠재울 수 있으랴

영상시 2011.12.03

1월의 편지 폭설

1월의 편지 폭설... 김수구 눈 날리던 날 오대산 자락, 사립의 문을 열면 월정사 외진 숲으로 천 년의 백설이 하염없이 날리고 설국의 여관 로비 난로 속에선 마른 장작불이 연통 같은 겨울 붓을 높이 치켜들고 시뻘건 화염을 여과 없이 그려내고 있을 테지 A4용지에 하얗게 고독을 열거하며 칠흑 같던 ..

영상시 2008.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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