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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EB 리포트(1)] 韓수출 전자개표시스템에 ‘부정선거’ 온상 된 콩고
山有花 김수구
2025. 1. 31. 11:15
뉴스 > 사건·사고
2018, A-WEB 전자개표시스템 MOU 추진 DR 콩고
2018·2023 대선 승리 치세케디 대통령 ‘부정선거 논란’
‘전산 조작·가짜투표지·가짜 선거인 명부’ 선거 부정 판박이
[A-WEB 리포트(1)] 韓수출 전자개표시스템에 ‘부정선거’ 온상 된 콩고
2018·2023 대선 승리 치세케디 대통령 ‘부정선거 논란’
‘전산 조작·가짜투표지·가짜 선거인 명부’ 선거 부정 판박이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입력 2025-01-31 02:10:14

2018년·2024년 중부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 부정선거 논란이 ‘A-WEB(세계선거기관협의회) 선거 부정 사태’와 함께 재확산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집행 이사로 있는 A-WEB은 2018년 DR콩고에 한국 기업의 터치스크린 투표시스템 등 전자개표장비를 공급 지원했다. 이듬해 1960년 6월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이후 59년 만에 처음 선거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결과는 개표 결과에 대한 부정선거 후폭풍이었다.
31일 스카이데일리가 종합한 DR콩고 부정선거 2018·2023 대선 부정선거 후폭풍은 국내 부정선거 논란과 매우 유사하다. 2018년 야당 민주사회진보연합(UDPS) 펠릭스 치세케디(55) 후보는 가 38.57%를 득표하며 대권 도전에 성공했다. 경합한 에마뉘엘 라마자니 샤다리 전 내무장관과 또 다른 야권 후보인 마르탱 파율루는 각각 23.8%, 34.8%의 지지를 얻어 대권에 실패했다. 2위의 파율루 후보자는 치세케디 당선자가 퇴임하는 조셉 카빌라(2002년~2018년) 대통령과 정치적 사안으로 밀실 거래를 했다면서 ‘선거 쿠데타’라고 반발했다. DR콩고에서 영향력이 큰 가톨릭교회는 선관위가 발표한 개표 결과가 자체 집계한 수치와 다르다며 이의를 제기했으며 당시 선관위는 더딘 개표 작업 등을 이유로 일주일 연기한다고 발표까지 했다. (관련 본지 보도 : 실추된 국격…중앙선관위 콩고 부정선거 방조·발뺌)
관련해 2019년 1월15일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선거 참관인의 선거 데이터 등을 토대로 CENI의 발표결과가 틀렸으며, 2위의 파율로 후보자가 59.4%의 특표율을 기록했으며, 치세케디 당선자는 19%로 2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FT는 CENI는 전국의 6만2716개 투표 기계에서 집계한 전자 투표 결과에 수 만 개의 데이터 조작의혹이 드러났으며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수의 법칙 등에 어긋나는 통계 오류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콩고 헌법재판소는 관련 선거재판을 기각하여 치케세디는 집권에 성공했다. (링크)
1960년 독립 후 2006년 대선 직선 도입
민주주의 꿈꿨으나… 부정선거 논란 ‘몸살’
핵심은 A-WEB 주도 전자개표시스템
DR콩고국가선거위원회(CENI)의 불공정한 선거관리와 전자개표기 조작 논란 등으로 인해 85년 이상의 외세 지배를 받은 DR콩고에 민주주의는 염원의 상징이었으나 부정선거로 얼룩진 대선을 경험하게 됐다. DR콩고는 1960년 벨기에로부터 독립했음에도 내전·전쟁 개입 등으로 극심한 정치적 불안정 상태를 겪다가, 2006년 들어서서 사상 처음 직선에 의한 대통령 선출과 의회를 구성해 국민주권에 기반한 통치 체제를 갖췄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로랑 카빌라 전 대통령(1997∼2001년 암살) 이후 그 아들인 조셉 카빌라 대통령이 세습하며 2018년까지 통치를 이어갔는데, 카빌라 부자 이전에는 쿠데타로 집권한 독재자 모부토 세세 세코가 1965∼1997년까지 장기 집권했다. 대통령 직선제를 이뤘음에도 부정선거 논란이 거듭 지속하고 있는 이유는 A-WEB 수출 전자개표시스템이 놓였다.

콩고의 투명한 대통령 직선제 운영에 실패했다 평가 받는 CENI 부정한 선거관리 중심에는 A-WEB이 놓였다. 2013년 우리나라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도해 설립한 국제 민간기구로 후발 민주주의 국가들의 민주적 선거제도 정착을 지원한다는 목적을 갖고 설립됐다. 100여 개가 넘는 각국 선거관리 기관이 한데 모인 협의기구로, 사무처도 인천 송도에 있다. 이번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변론에 출석해 ‘부정선거 거점’으로 지목, 사실조회를 신청하면서부터 재부각했다. A-WEB은 사업 예산 전액을 대한민국 선관위가 지원하며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지원에 관한 법률’에 ODA(공적개발원조) 자금을 사용해 DR콩고를 비롯해 키르기스스탄·피지·아르헨티나·엘살바도르·콩고·에콰도르·루마니아·도미니카 등에 전자투표를 위한 중앙 서버를 무상으로 구축해 주고 전자개표기 등 수출을 주선해 왔다.
A-WEB은 2016년 3월 세계선거기관협의회는 CENI와 전자 투·개표 장비의 개발과 보급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A-WEB은 당시에도 국산 TVS (터치스크린 방식 투표시스템) 수출을 수의계약 형태로 추진하고, 수주 물량 전체를 국내 전자투표기 제작업체인 미루시스템에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미루시스템과의 계약 규모는 10만7000대·1억6000달러(한화 1700억원)이다. DR콩고 대선에 8만4000여 투표소에 배치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사업에 영향을 끼친 인물이 선관위가 입찰 방해·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한 김용희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이다.
이른바 ‘A-WEB DR 콩고 사태’로까지 퍼진 사태로 2018년 12월 치러진 콩고민주공화국 대선에서 우리나라 업체가 수출한 전자투표기가 부정선거에 사용되었다는 논란을 일으키며 콩고는 부정선거 유혈 폭동이 일어났다. 콩고에서는 당시 야당 지도자가 대한민국에 항의 방문을 한 후 “문맹률이 상당히 높은 데 터치스크린 투표 시 대리 투표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국회에서 진상조사단을 꾸리는 등 크게 물의를 빚었다. 김 전 사무총장은 검찰 수사까지 받고 무혐의 처리됐음에도 이후 국산 전자투표기가 콩고의 부정선거에 사용됐음은 기정사실로 했다.
2023년 대선, 한국서 인쇄한 투표지까지 비행기 수송
야권후보·참관인·국제여론 아무도 안 믿는 ‘전자투표’
‘오작동 하는 터치스크린 전자개표 시스템’ 신뢰도 제로
문제는 이 같은 반발에도 불구, 2023년 12월20일 치러진 선거에서도 한국산 전자개표기로 인한 대규모 부정선거 논란이 번졌다는 것이다. 부정선거 논란 끝에 5년의 재임 동안 치세케디 정권 부패 스캔들에 휘말렸으며 폭등한 환율과 비상 수준의 식량 수급 불안정으로 인해 극심한 빈곤에 처하게 됐다. 그럼에도 선거 결과는 치세케디의 73% 득표를 했다. 당시 치세케디 대통령은 18명의 후보와 경쟁했다. 해당 선거는 40퍼센트가 넘는 투표율을 기록했으며, 약 1800만 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콩고 정부가 CENI에 제공한 이집트 육군 C-130 허큘리스 비행기 두 대를 동원해 선거 직전까지 투표용지 등 선거 물자를 수송했는데, 주목할 점은 국내에서는 당시 경기 성남·안양에서 콩고 투표용지 인쇄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당시 해당 작업을 한 익명 제보자는 2023년부터 10월부터 11월까지 약 한 달 동안 작업한 당시 콩고 공무원으로 보이는 이들도 직접 인쇄 작업에 참여했다는 온라인 글을 올려 국내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링크) 이 과정에서 국내 부정선거 논란과 마찬가지로 기표가 된 투표지(가짜 투표지) 인쇄 가능성도 제기됐다. 콩고 대선부정선거 의혹을 종합하면 ‘전자개표기 조작’ 등과 연결되는데, 콩고는 수개표가 아닌 전자 기표를 하여 가짜 투표지 검증이 안 되고, 터치스크린 후보자를 선택할 때 서버가 집계가 이루어져 전산 조작 부정선거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실제 가톨릭교회와 콩고 그리스도 교회(ECC)의 합동 감시단 등이 당시 발표한 부정선거 근거는 △선거 투표지 등 선거 물류의 늦은 배송 문제 △투표 기계의 오작동·기계 배터리 고장 △투표용지 분실 사례 및 투표 결과물 조작 △다수 투표소는 전혀 투표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투표 결과가 집계되지 않는 등 허술한 선거인 명부 관리 등의 의혹 제기등도 이 같은 지적과 맞물린다.
부실한 선거관리에 야당 후보자와 유권자들은 선거 결과에 불복한다는 항의 메시지를 내놨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대규모 폭동 사태가 일어났다. 영국 통신사 로이터는 선거일(12월21일) 내내 선거감시원이 투표소가 열리지 않거나 전자투표시스템이 오작동하는 문제가 제기됐다고 보도했으며, CENI의 허술한 선거인부 명부 관리가 이뤄지고 있어 야당 후보들이 재선거를 요구하는 등의 혼선이 빚어지는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링크)

당시 2018년 대선에서 2위를 차지한 마틴 파율루 후보는 “CENI가 지정한 투표소에서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가 있다면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으며 선거 과정을 두고 “완전한 혼란”이라고도 지적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강력한 대선 후보였던 데니스 무크웨게도 “세기적 선거 사기가 일어나고 있다”고 영국·미국 보도전문채널 BBC·CNN등에 폭로했다.
지난해 1월16일 미국 시사 월간 ‘더뉴욕리뷰’와 인터뷰한 차드락 무카드 콩고평화를위한시민사회기구(Civil Society Organization for Peace in Congo) 사무총장은 투표 기간 약7만5000명의 참관인을 배치했다. 그는 “투표 장소 밖에서 CENI 직원이 투표 기계를 갑자기 압수해 간 사례까지 있었다”며 “선거 물류 문제로 많은 투표소가 늦게 열리거나 전혀 열리지 않았으며 때때로 투표지가 부족했고, 많은 투표지가 잉크가 번져 읽을 수조차 없었다”고 실토했다. (링크) 중동 알자지라 통신은 그해 1월20일 치세케디 대통령 당선 소식을 알리면서도 “CENI가 불법 투표 기계(illegal voting machines) 사용 사례를 인정했다”며 “DR콩고는 유혈사태 가능성을 가진 부정선거 역사를 갖게 됐고, 많은 시민이 DR 선거 제도를 거의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링크)
전자개표시스템을 둘러싼 논란이 2020 4·15 총선 이후 중앙선관위의 선거관리 부실 및 전자개표시스템 관리 등을 통해 비슷한 맥락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12·3 비상계엄사태의 주요 원인이 됐다. (계속…)